본문 바로가기

강릉아산병원19

항암 6회차 24.03.07~24.03.09 이제 항암의 반절이 지나갔다. 총 8회 중 4회는 AD마이신+엔독산 그리고 나머지 4회는 도세탁셀(탁소텔) 검사를 해보니 표적항암 할 정도의 수치가 꽤 애매해서 표적항암은 안 하기로 했다고. 항암을 할 때마다 매번 입원을 하는데, 처음엔 병원 밥도 잘 먹고, 병원 생활도 알차게 보내다가 어느 순간부터 점점 좀이 쑤시게 되더라. 병원밥은 이제 냄새 맡는게 어려워져서 아예 밥을 넣어주지 마시라, 말씀드리고 아침에는 요거트에 그레놀라 만들어 둔 것과 바나나로 간단히. 저녁엔 일정 다 끝나고 간호사선생님들 회진 끝나면 도망 나와(?) 바깥에서 밥 먹고 들어온다. 보통 슬쩍 외출시간이 1시간 안팎이면 괜찮을텐데, 우리는 밥을 막 엄청 천천히 먹는 느림보들이라서 밥 먹는데만 1시간,.. 2024. 4. 6.
항암 2차 24.01.02-24.01.16 입원하는 날. 연말연시니까 아무래도 입원실이 없을 수도 있겠어, 하고 일찍부터 서둘렀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입원 등록을 하는데, 1인실에 들어가려면 좀 더 일찍 가서 번호표를 뽑아야 할 듯해서.. 계획은 이랬다. 병원에서 나만 차에서 내려 입원등록 번호표를 뽑고, 채혈실로 가 채혈을 하고 다시 돌아와 내 순서를 기다리자. 그동안 선우는 주차를 하면 되고. 호기롭게 달려가 번호표를 뽑으니까, 바로 내 순서가 온다?(뭐 내가 그렇짘ㅋㅋ) 환자번호를 대니, 채혈부터 해야 입원등록을 해준다 한다.(뭐 내가 그렇짘ㅋㅋ 2탄) 채혈을 하러 가, 3통의 붉은 피를 뽑고 다시 입원등록을 했다. 원래 8n병동이 담당 층인데, 자리가 없어서.. 다른 병동 1인실이라도 괜찮은지 묻는다... 2024. 1. 19.
항암 루틴 23.12.27-24.01.01 원래는 1월 1일 입원이었는데, 하석훈교수님께서 하루 미루어 2일로 바꿔주셨다. 그럼 뭐해. 내 안락한 호텔 안마의자 안녕, 성심당 안녕. 대전여행이 물거품이 되었고 나는 집에서 갇혀있어야 하는거잖아. 흑흑. 병원에 다녀오고 노시보효과(nocebo)인지 갑자기 방광염이 발발, 꼬박 하루 미열에 통증이 있더라. 근데 또 지나니 멀쩡. 우리의 계획은 심플하지만 원대했다. 항암을 하면서 일단 가죽하는유목민 Nomadik의 일을 80%정도 줄였다. 느슨하게 치료에만 전념하자, 가 목표. 내 디자인과 각인은 닫아두어 덕분에 나는 2층 작업실에 올라갈 일이 없게 되었다. 그리고 세부적으로는 항암 첫주는 메슥거릴 테니까, 푹 쉬면서 그동안 하고팠던 게임들이나 하자, 였다. 둘째 주는 .. 2024. 1. 12.
항암 2주차 23.12.19-26 자잘한 사건(케모포트 상처 벌어짐)이 있었지만 꽤 좋은 컨디션으로 1주 차를 잘 보내고 2주 차가 되었다. 보통 항암제를 넣고 3-4일정도 구토/오심의 부작용이 있다던데, 나는 다행히 일렁이는 기분을 잘 달래 가며 식욕을 유지해 잘 먹고 잘 쉬었고 2주 차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설사나 구내염 등 부작용이 있을거라(검색의 왕 선우가 다 검색해서 알려줌)하였는데, 다행히 괜찮았다. 손톱이 약해지고 -쉽게 부러지거나, 변색이 되고 심지어 뽑히기도 한다고. 내부 장기가 약해지고 -장내 점막이 약해져 식중독 등 취약해져 설사 부작용이 난다고. 입안이 약해지고 -입안의 점막이 약해져 헐거나 패여 밥을 먹기도 힘들다고.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이건 뭐 흔한 부작용 상처가 나면 아무는 것이 더디고 .. 2024. 1. 1.
첫 항암 그 후 23.12.14-18 나는 눈 감고 별 관심 없이 지냈는데, 선우는 ‘우리’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내게 브리핑 해주었다. 3주 사이클로 돌아가고, 첫주는 미약한 후유증, 2주차는 면역력이 최저점으로 낮아지는 기간, 3주차는 컨디션을 회복하는 기간. 그래서 항암 1차와 2차 사이의 3주의 중간 지점의 날 앞뒤로 2일정도. 총 5일을 몸을 사리는 기간으로 정해두고, 그 나머지는 행복하게 산책도 하고 여행도 가고 즐겁게 살자고. 항암 8차니까 총 8번의 여행을 가보자고. 응, 그래 그럼 진짜 신나겠다! 항암 이틀차부터 구토 오심이 심한경우가 많다는데, 나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냥 내 몸이 한 25개쯤의 레이어로 나뉘어져서 각개의 레이어가 제각각의 바람으로 제각각의 방향으로 유영하는 것 같은 느낌... 2023. 12. 31.
항암 1차 23.12.12-13 케모포트를 쇄골에 심어두었으나, 아직 내 왼팔엔 혈관이 잡혀있는 상태. 움직일 때마다 찡기는 느낌으로 아파서 빼면 안되냐 물으니, 기다리라고. 결국 새벽 6시에 주사를 빼주심. 오전엔 혈관종양내과 전담 선생님과, 영양사 선생님, 약사 선생님께서 병실로 찾아오셔서 한참동안 항암제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고 가심. 또 외과 윤경원교수님의 외래가 잡혔다고 내려가니, 수술부위에 물 찼다고 초음파 하시면서 또 20cc 빼내어 주심. 조용조용 주사기로 물 빼시다가 갑자기 ‘항암 별거 아니에요, 괜찮을거에요.’ 하시더라. 내가 웃으면서 ‘근데 여기저기 다 찾아오셔서 겁을 막 주시고 있어욬ㅋㅋㅋ’ 하니까 웃으시면서 잘 하실거라고. 가끔 엄청 복잡한 모양의 가방을 만들려고 한달 넘게 낑낑거리고 결국 완.. 2023. 12. 30.
다사다난한 케모포트 삽입기 2. 23.12.11 정신 차려보니 수술대기실이었다. 내 옆으로 자꾸 환자들이 새로 쌓이고 환자들이 들고 날때마다 열리는 문 밖에 선우가 계속 내 쪽을 보며 있음. 문 열릴 때마다 휴대폰 액정에 ‘이거 국소마취인데 생각보다 안아프대’ ‘요나야, 2~30분이면 끝날꺼래.’ ‘내가 여기서 기다릴께, 잘하고 나와’ 이렇게 글을 띄워 보여주는데 난 계속 어리버리...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나보다 늦게 온 환자들도 들어가는데 나는 계속 늦어졌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수술방으로 들어 가, 이동베드에서 수술대로 올라가, 수술 준비를 함. 머리에 수술모자도 쓰고, 고개는 수술할 부위 반대로 돌리고, 어깨를 드러내고, 요오드 용액을 주룩주룩 흘리며 소독을 했다. 수술 부위를 제외하고 천을 덮고, 그 위에 다시 두툼한 .. 2023. 12. 28.
다사다난한 케모포트 삽입기 1. 23.12.10-11 강릉아산병원 입원 2회 차. 이번에는 기필코 1인실로 바로 들어가리라, 하고 다짐한 것은 지난 입원 때 코로나에 걸린 것도 한몫했지만 또 첫 항암인데 면역력이 별로인 상태보다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어서였음. 그래서 입원 등록 시간보다 좀 더 일찍 도착했는데도 내 앞으로 4명이 있더라. 원래 혈액종양내과 관련 병동은 8층 이랬는데, 1인실이 없어서 m층으로 입원을 함. 처음 입원 한 병동은 b층이었는데 여기서의 기억이 엄청 좋았어서(물론 코로나 때문에 고생했지만) b층으로 다시 가길 내심 바랐으나 그게 내맘대로 되겠냐.ㅋ 어디나 다 똑같겠지, 했는데 아닌가봐. 역시 우리와 꿀인 케미를 가진 의료진들이 있고 아닌 의료진들이 있는데 확실히 b층은 완전 극호/ 이번에 입원한 m층은... 2023. 12. 26.
첫 외래. 내 암은? 23.11.27-30 수술의 고통은 코로나로 덮고, 코로나 덕분에 담당교수면담 외래가 9일이나 밀렸지만, 수술 봉합부위와 배액관제거한 부분을 확인해야해서 코로나 격리가 풀리는 시점에서 제일 빠른 날 ‘상처장루클리닉’의 진료가 잡혔다.(이틀 뒤 담당의외래) 이왕이면 같은 날 한번에 시간을 잡으면 좋을텐데 미안하다던 선생님들에게 괜찮다고. 왜냐면 맨날 산속 집에만 있었어서, 이렇게 사람많고 차 많고 반짝반짝한 도시인 강릉에 놀러 나오는게 참 즐겁다고 ㅎ 수술부위를 소독하고(물론 집에서 드레싱을 잘 했다. 우리는 칼을 다루기 때문에 자주 다쳐서 집안에 상시 소독약과 밴드 웬만한 드레싱도구는 다 갖추어놓았다.) 배액관을 제거한 구멍의 상처도 보기 위해 밴드를 뜯는데… 내가 살성이 참 약해, 선생님과 선우가 대화.. 2023. 12. 24.
아니, 내가 코로나라니! 2023.11.17-18 수술을 얼레벌레 해 놓고는 마약성 진통제를 미친듯이 빨아제낀 덕분에 수술부위의 통증은 없었다. 생각보다 상태가 괜찮아, 선우는 잠시 고선생을 챙기러 집에 다녀오기도 했다. 오후가 되면서 침도 삼키지 못할정도로 인후통이 심했고 열이 있는 것 같은데, 채혈하고 혈압재고 체온을 쟀을 때는 괜찮다고 하더라. 그냥 컨디션이 안좋은가 싶어서 선우랑 틈날 때 마다 잘, 자기로 해 계속 누워서 자고. 병원 밥이 꼬박꼬박 나왔는데 입맛이 별로 없어도 선우와 으쌰으쌰 해가면서 잘먹어야 회복을 하지! 하며 오바하듯 더 먹어댔다. 회진 때 윤경원 교수님께서 수술부위를 체크해주시면서 느긋하게 병원서 있다가 월요일이나 화요일 쯤 퇴원하자고, 그 후 외래에서 결과 놓고 앞으로의 치료 계획을 잡자고 하시더라.. 2023. 12. 21.
드디어, 수술 생각해 보니, 우리 교수님 완전 짱이셔. 엄청 쿨하게 ‘수술 전에 검사해야하는 거니까 입원하시죠!’ 입원을 하고나니 ‘그냥 입원 한 김에 수술까지 할까봐요!’ ㅋㅋㅋㅋ 완전 일사천리, 우유부단 회피의 전형인 나한테 딱인 분이심. 그래서 어쩌다보니 검사하러 입원했는데 얼레벌레 수술날이 되었음. 뭐 1인실로 옮겼겠다, 옆 침대 할머니의 섬망 비명을 안들으니 잠도 잘 잤는데… 이상하게 편도가 살짝 부운 것 같은 느낌. 이거 잘못하면 수술 못하는거 아닌가 싶어서 가글 해주고, 따뜻한 물 마시면서 관리 하고 있다가, 수술 전 마지막 스케쥴로 이란걸 해야한대. ’핵의학과‘로 가니 몇번 뵈어 이제 반갑기 까지 한 선생님들께서 오늘은 좀 아플거라고 몇번을 말씀하시더라. 아픈건 뭐 어쩔 수 없는거고.. 다만, ‘얼마나 .. 2023. 12. 21.
입원 3일차, 이대로 수술까지? 선우가 집에 들르러 갔다. 늘 나와 붙어있을 수는 없는게, 집에는 고선생이 혼자 있어야하니까. 나는 나보다 고선생이 좀 더 걱정되니 잠은 고선생이랑 같이 잤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우리 가족에 우환이 있고 그럼 가족이 다 같이 나눠야 하는거라고. 고선생도 감내해야할 부분이라고. 그렇게 하루걸러 한번 씩 가서 충분히 놀아주고 예뻐해주고 재워주고 돌아온다. 선우가 집에 간 동안, 교수님 회진이 잡혔다. 어제 MRI 결과를 보았고 별 일 없으면 목요일 쯤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냐 고. 오늘의 일정은 CT와 뼈주사/뼈스캔 등이 있는데 다 마치고 저녁 회진 때 상의해보고 알려달라고. 그래, 그럼 까짓거. 일단 1인실로 다시 한번 병실이동을 요청해둔다. 옆자리 할머니는 내일 수술하신다고 하고, 나는 그 하루 뒤.. 2023. 12. 16.
첫 번째 입원 수요일에 진료를 다녀와서 일요일에 입원을 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또 신나게 놀 수 있는 날은 목/금/토 이렇게 3일. 사람의 몸은 참 신기하다. 전 날 늦게 잤는데도 10시에 눈이 떠지다니. 오늘은 뭐할까, 계획하는데 계획과는 다르게 갑작스런 김장이벤트가 잡힌다. 고선생과 산책 나간 선우가 아무래도 배추들이 곧 얼어죽을거 같은데, 김장을 해야겠다고. 그래서 김장하는 선우 옆에서 보조하며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집을 좀 오래 비워야하니, 청소를 해둬야 겠다 하고 대청소 예정이니 토요일은 진짜 놀아야겠다, 고. ‘암인거 같대요’ 하는 글만 띡 올려두고 잠적했던 페이스북에 글을 다시 올렸다. 아주 길고 긴 글. 페이스북은 시덥잖은 일상 이야기나, 잡담, 내가 얼마나 허술한 인간인지에 대한 반성, 고선생.. 2023. 12. 9.
페이스북에 올린 글(23.11.10) 어제는 공식적으로 암환자 등록을 하였습니다. ‘암’이란 단어가 우리집에 찾아온 후 나는 조금 멍해졌고 선우의 일상은 내가 중심이 되었고 우리가 일구던 가죽하는유목민 노마딬의 일상은 멈췄습니다. 아! 고선생의 일상은 잘 지키고 있으니까 고선생 이뻐하시는분들 걱정마세요 ㅋ 여전히 고선생은 해맑고 이쁘고 건강하고 잘먹고 잘쌉니다. 암인것 같다, 에서 우리는 제일 먼저 하루 일과를 바꾸었습니다. 늘상 자고플 때 자고(아침 6~7시)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오후 2~3시) 하던 느슨한 일상에서 아침 10시에 꼬박꼬박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른이가 되었지모에요! 앞으로 이른시간 병원을 오가야할텐데, 낮밤이 바뀐 상태로 병원을 오가면 컨디션이 안좋아질테니까, 가 빙구의 이유였고 저는 말 잘듣는 착한 어른이니까 지금도.. 2023. 12. 9.
어떤 암환자가 될까? "오늘 나는 암환자가 되었어. 선우야, 내가 어떤 암환자가 됐음 좋겠어?" "음.. 생각없는 암환자? 막 암이니 뭐니 자각없이 해맑고 신난 암환자. 아팠다가도 금세 괜찮아지는 암환자. 입맛없지 않고 이것저것 잘 챙겨먹는 암환자. 그런 암환자가 되었음 좋겠어!" "콜!" 2023. 12. 6.
이제 나는 공식 암환자.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의사를 만났다. 조직검사를 하고 꼬박 일주일. 선생님은 원래 알고있던 녀석 외에 바로 옆에 있는 하나의 종양과, 림프에 또 보이는 녀석도 불안하다고. 크기는 4.5cm 정도 되며, 만약 전이가 되었다면 4기, 다행히 전이가 안되었다면 2기라고 한다. 아직 젊은 나이라 공격적인 치료를 하고 싶은데, 항암도 염두해 두어야 한다고. 일단 일요일 입원해서 3/4일간 검사를 해야한다고 한다. 그래야 그 후에 수술이던 항암이던 계획이 잡힐듯 하다고. 선우는 선생님 말대로 입원을 하는 것이 맞는거 같다고 나를 바라보았고, 내가 끄덕이자 ‘입원할게요. 그리고 부분절제던 전체절제던 저희는 관계없습니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좋은 예후를 기대하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라고 입원에 동의했다. 나는 오늘.. 2023. 12. 2.
하루하루 바쁜데, 마음은 무기력 해. 루틴이 무너졌다. 일어나는 것도 조금 느슨해지고, 무엇보다도 산책 나가는 것을 안하고 있다. 선우는 눈을 떠 내 상태를 체크하고 산책을 가고싶으면 가자고, 안가고 싶으면 안가도 된다고 내 의사를 물어봐준다. 마음은 안가고 싶은데 괜히 작심삼일 등의 죄책감으로 주저하면, 괜찮다고, 너 하고싶을 때 하는 것이 제일 좋은거라고 운동 몇 번 거른다고 큰일 나는 것은 아니라고 내 마음을 안심시켜준다. 마음이 급해졌다. 날이 추워지고 있고, 텃밭에는 아직 채 익지 않은 토마토들이 그대로 달려있다. 호박들과 수세미도 정리해두어야 하는데. 산책과 운동보다는 얼른 토마토들을 수확해 그린토마토 살사와, 그린토마토 처트니를 만들어 캐닝을 해둬야 한다. 고추들도 얼른 수확해 손질하고 얼리거나 건조해두어야 하고, 수세미도 끓는.. 2023. 12. 2.
모든 건 망할 날씨 때문이야. 병원을 갔다오고 그 다음날은 고선생과 소풍을 가고. 그렇게 운동겸 산책을 이틀정도 쉬었는데 다시 하려니 몸이 좀 되더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냥 짧은 코스를 후딱 돌고 집에 들어왔다. 기분이 영 별로다. 자꾸 눕고 싶다. 무기력해질것 같은게 영 별로다. 맛난거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고. 마침 장날이라 구경을 갔다. 상인분들이 왤케 오랜만이냐고 반겨주시며 어디 아팠냐 하는데 ‘아니라’고, 바로 대답이 튀어나오더라. 안 아팠어, 아무 일도 없었어. 하루종일 머리가 좀 아팠는데, 빙구랑 둘이 널부러져서 컨디션 안좋은 것에 대해 얘기하며 모든 이유를 다 날씨로 돌리기로 했다. 모든게 다 날씨 탓이야. 머리가 띵해, 망할 날씨! 망할 날씨, 오늘은 해가 너무 쨍해! 망할 날씨! 이렇게. 괜찮다. 매일이 행복.. 2023. 11. 30.
조직검사, 곱니 아프더라. 상급병원으로 전원하고 초진 날짜가 잡혔다. 드디어, ‘너는 암환자야!’ 하고 확진 해줄 의사를 만나는 날. 사람이 참 많더라. 주차장을 빙글빙글 돌고, 큰 병원을 헤매고 다니다 겨우 도착해 한시간을 기다려 의사선생님을 마주했다. 전 병원에서 찍어온 내 초음파를 보여주며, -여기 이게 모양이 이쁘지 않죠, 이게 암이 아니라고는 못하겠어요. 나머지 두개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얘는 암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라 한다. 내가 뭘 알겠냐만, 내가 보면 이쁘던데.. 그냥 다 이쁘던데. 이쁘면 암이 아닌가, 그럼 좋겠다. 오늘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일단 안이쁜 녀석을 먼저 검사할 것이라고. 그리고 일주일 뒤에 결과를 놓고 다시 얘기하자고. 또 한참을 기다려 조직검사 시간을 예약하고 중간에 시간이 떠 점심을 먹었.. 2023. 11. 29.